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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맨 처음 ‘요가’라는 단어를 접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유연한 사람들의 묘기’ 아니면 '명상’ 이었습니다.
처음 요가를 시작했을 때
새파란 매트 위 몸을 풀고 계시는분들 사이로 쭈뼛쭈뼛 걸어 들어갔지요.
그리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뻣뻣하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살면서 그렇게 허벅지와 복부 사이에 있는 공기를 누르고 싶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2011년 제게 요가는 “유연성이 없으면 못하는 운동”이었습니다.
유연성이 부족한 저는,
그래서 요가가 전혀 즐겁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꾸역꾸역 매일매일
몇 년간 결석없이 요가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 ..
오직 그 생각 하나로요^^
뼈밖에 없던 몸에 근육이라는 것이 생기고 점차 몸이 변해갔습니다.
요가를 통해 몸에 활력이 생긴 것은 물론,
신기한 요가 동작들을 하나씩 해낼 수 있게 되었구요.
그런 과정에서 저는 40대 중반에서야
“나도 원하면 할 수 있구나!”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곧 슬럼프가 왔습니다.
몸이 바뀌면서 성취감을 얻은 만큼,
제 몸과 다른 사람의 몸을 비교하게 되더군요.
이 세상에는 타고난 몸을 가진 사람이 정말 많았어요.
제가 몇 년간 노력해서 겨우 해낸 동작들일
요가를 시작한지 얼마 안된 신입회원들이
뚝딱뚝딱 잘도 해내니까요 ㅠㅠ
제가 얻었다고 생각한 자신감이란
그저 사람들 앞에서 우월감을 느끼는 스쳐가는 감정이 아니었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무렵에서야 저는 ‘마음의 치유’라는 요가 선생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게 됬습니다.
그리고
매번 수련을 할 때마다 요가가 왜 마음을 치유한다고 하는지 조금씩 알 것 같았습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요가원 갈 생각에 설레었고
이제는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좋아서 매일 요가원에 갔지요.
저를 괴롭히던 온갖 생각들은 매트 위에서 호흡과 동작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덧 사라지곤 했어요.
“요가는 모든 것이 요가이다.
그 뜻은
개인적인 나와 우주적인 나가
하나로 일치되는 것이 요가인 것이다.”
-파탄잘리
어떤 사람은 청소를 할 때 그렇게 마음이 편안하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신발을 구매할 때, 누군가는 맛있는 것을 먹을 때가 그렇다고 합니다.
그러한 행위를 할 때만큼은
그 어떤 잡념도 들지 않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러고 보니 요가를 할 때 왜 그런 기분을 느꼈는 지 알 것 같았어요.
요가를 하는 그 순간만큼은
나를 억누르던 걱정, 무기력함, 의심, 부주의, 게으름 등에 신경을 쓸 틈이 없이
오직, 나에게만 집중했어야 했거든요.
그게 바로 사마디(삼매-집중된 상태)라고 하네요.
매일 요가원에서 수련을 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대신, 일상생활에서 요가를 행하려고 노력하면 됩니다.
현재의 나(개인적인 나)를 좀 더 들여다보고,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에 집중하려고 노력하면 되는 거죠.
그것이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요.
그것이 뭔지 잘 모르겠다면 지금 당장 노트를 펴보세요.
그리고 내가 뭘 할때 편안하고, 행복한지 차근차근 적어보세요.
시간이 필요하다면 시간을 두고 적어도 괜찮아요.
가능하다면 매일 실천하는 거죠.
따뜻한 물에 목욕하기, 그림 그리기, 양초 켜고 책읽기, 음악에 맞춰 춤추기 등등이요.
하나에 집중된 마음은
마치 카르마의 구속에서 벗어나고
고통으로부터 벗어난 완전한 상태이며,
존재하는 대상 이전의 모든 전체를 본다.
-요가 수트라-
제 1장 삼매의 장 : 아타 요가누사사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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